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가슴 아픈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구의 10%가 백인이고 90%가 흑인입니다. 그러나 백인과 흑인 간의 빈부의 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가 바로 이 나라이기도 합니다. 저를 공항에서 픽업해 주시던 장로님은 이 나라는 기후도 좋고 살기도 괜찮은데 가장 큰 문제가 치안이라고 하셨습니다. 절대 빈곤이 절도와 강도로 이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인들은 일반적인 이민자들처럼 그 때 그 때 잘 되는 사업을 하여 성공적인 사업과 안정된 생활, 그리고 자녀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한 때는 원아우어 포토가 잘 되어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었으나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면서 모두 전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되는 쪽의 사업을 하다 보니 한인들 간의 경쟁도 불가피해 보였습니다. 뉴욕보다 한인 수가 적으니까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의 결혼문제도 뉴욕보다 더 심각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게 아픈 가슴을 느끼게 했던 것은 흑인 인구의 90%가 절대 빈곤층이고, 흑인의 50%가 에이즈 환자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평균 수명은 40세 정도였습니다. 전통적인 일부다처제의 결혼관은 지금까지 문화적 유산으로 남아 성적 자유의 풍토를 가져왔고, 문란한 성관계를 통해 많은 깨어진 가정과 사생아들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들에게는 모성애가 있어 자녀들을 양육하는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인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빈곤층의 흑인들은 어린 아이가 태어나면 그 핏덩어리들을 갈대밭 같은 곳에 버리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면 들고양이나 짐승들의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가슴 아픈 일입니다.

 

제가 강의하고 주일 예배 설교를 하고 온 은혜로교회 오봉석 목사님은 지난 봄노회 때 교회와 함께 우리 뉴욕노회에 가입했습니다. 젊은 목회자이지만 아프리카를 살리려는 의지가 강한 목회자였습니다. 고민 중에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브아르 아비장한인교회의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살려 보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아비장한인교회 백성철 목사님도 이번에 함께 와서 강의를 하면서 모든 프로그램을 공유하며 은혜로교회를 적극 후원하고 있었습니다.

 

개척한지 8년 된 교회이지만 쉘터를 구입해서 버려진 아이들을 양육하는 고아원 사업도 하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에이즈 환자면 태어나는 아이도 에이즈 환자로 태어나는데 생후 6개월 동안 강한 에이즈 약을 복용하면 완치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버려진 대여섯 명의 어린 아이들이 쉘터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회에 뉴욕 장신 남아공 분교를 세워 평신도들에게 바른 신학적 훈련을 통해 죽어가는 아프리카를 살리는 비전을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와 신학생들의 모습에서 남아공의 작은 희망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