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믿음의 경주

지난 8월은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TV앞에서 경기를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메달을 예상했던 경기에서 제대로 점수가 안 나와 결선진출이 안 되었을 때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또 경기가 잘 풀려서 메달을 거머쥘 때는 얼굴에 환한 미소가 돌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더 발전되어 계속 신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어디까지 인간의 능력이 향상되는 걸까하는 의문도 가져봅니다. 저 순간을 위해 4년 동안 꼬박 연습에 매달렸던 선수들을 생각하면 한 순간에 치러지는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복받쳐 오르는 감격의 얼굴을 볼 때 우리도 언젠가는 우리의 달려갈 길을 다 마치고 하나님 앞에 설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지요.

 

사도 바울은 디모데 후서 4장 7절에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경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모데 후서 2장 5절에 “경기하는 자가 법대로 경기하지 아니하면 승리자의 관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 리우 올림픽 여자 400m 계주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4명이 바톤을 쥐고 뛰는 계주에서 바톤을 건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미국여자 선수 2번 주자인 엘리슨 펠릭스가 3번 주자 잉글리시 가드너에게 바톤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바톤을 떨어뜨렸습니다. 가드너가 땅에 떨어진 바톤을 주워 완주하긴 했지만 최하위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미국선수들의 어필로 조직위는 국제육상경기연맹과 당시 장면을 판독했고 펠릭스가 균형을 잃은 이유가 옆 레인 브라질 선수의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선수들은 실격처리가 되고 미국은 재경기를 치러서 예선 전체 1위라는 우수한 기록으로 결선에 진출하게 되었고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매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경기를 할 때 그 룰에 따라 해야 하고 옆에 사람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판명이나 실격처리 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속이 시원했습니다. 약간의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 비록 의도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일단 다른 선수에게 치명적인 방해를 하게 되면 그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해 보였습니다. 억울하게 결선탈락을 할 뻔했다가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여자 선수들의 감격한 모습을 보면서 저는 우리들도 좋은 인생의 경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경주자는 그 경기의 법대로 해야 하고 끝까지 완주해야만 합니다. 특별히 계주는 릴레이로 바톤을 받아 뛰는 것이라 바톤을 놓치면 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톤 터치는 매우 예민한 부분입니다. 우리 가정이 부모님의 믿음으로 가족들이 계주를 한다고 치면 바톤은 믿음에 해당하는 파트입니다. 다음번 주자에게 믿음이란 바톤을 건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은 말로 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믿음을 물려주고 그 믿음으로 경기하는 법대로 그 룰을 지키며 내게 주어진 파트를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바톤을 건네주지 못하거나 떨어뜨리거나 잃어버리거나 해서 다음 주자에게 건네주지 못한다면 그 경기는 패한 경기가 될 것입니다. 나만 잘 믿고 죽으면 되는 일이 아니라 내 가족이 모두 믿음의 바톤을 들고 함께 최선을 다해 뛰어 결승선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사도 바울이 면류관 받을 준비를 하는 것처럼 우리들도 달려갈 길을 모두 잘 마치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내가 하나님께 올려 보낸 재료로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그 면류관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번 리우올림픽을 보면서 새롭게 우리들의 믿음의 경주를 되새겨 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우리들의 인생이 모두 믿음의 바톤을 가지고 다음 주자에게 잘 전달하며 끝까지 잘 뛰어 완주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면류관을 받는 복된 우리 가정들이 모두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