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있는 섬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기도 합니다. 지난 한 주간동안 뉴욕노회 목사 6명과 장로 1명이 김정철 선교사님이 섬기시는 선교지를 방문했습니다. 뉴욕노회는 약 10년 전에 볼리비아와 니카라과를 방문한 후 10년 만에 뉴욕노회 선교부 주관으로 뉴욕노회 선교사를 방문한 것입니다.
참 멀었습니다. 뉴욕에서 인천까지 14시간,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4시간, 마닐라 공항에서 배를 타는 항구 바탕가스까지 버스로 두 시간, 바탕가스에서 쾌속정으로 바다 위를 달려 1시간 30분, 배에서 내려서 선교센터까지 차량으로 3시간 이동 등 기다리는 시간 빼고 비행기, 차량, 배를 타고 간 시간만 약 25시간에 걸려 아나플라(Anapla)에 있는 선교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하면 약 30시간 이상 걸려 도착한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뉴욕노회 친교모임에서 어느 뉴욕노회원이 부른 노래가 절로 떠올랐습니다.
“모세의 광야 40년! 가도 가도 끝이 없네, 가도 가도 끝이 없네, 가도 가도 끝이 없네…” 정말 가도 가도 끝이 없었습니다.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 선교사님은 왜 이 먼 곳까지 선교하러 오셔야만 했는가?
이것 외에 다른 대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에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영혼들이 있어서…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셔서 인류 구원을 위해 독생자를 하늘에서 땅까지 보내주셨는데…
- 이곳까지 와야만 하는 나는 누구인가?
저는 원래 차멀미가 심해서 차를 잘 못 탔습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와 함께 땅콩 밭 김매러 가는 버스 속에서 30분 만에 구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형님과 누님들이 계시는 서울로 전학을 갔습니다. 처음 서울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20번 아륙버스에서 또 실례를 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창피했는지 그 버스 이름과 번호가 아직까지 잊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버스, 배 등 종합 편으로 25시간 이상 걸려 선교지까지 거뜬하게 왔다는 것이 저에게는 기적이었고 은혜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은혜 아니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은혜를 베푸시는가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주라고, 그리고 어디엔가 조금이라도 복음의 확장에 힘이 되라고 베푸셨다는 것을 이번 선교방문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선교 첫째 날 방문한 교회는 1시간 등산을 하여 산 정상에 형성된 산지족 교회였습니다. 문명과 거의 단절된 채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순박했고 교회는 뜨거웠습니다. 공기는 맑고 하늘은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에는 우리 노회 참좋은교회가 헌금하여 세운 교회에서 헌당예배를 드렸습니다. 밤에는 마을 주민들을 불러 모아 ‘예수’ 영화를 상영하고, 모여 온 한분 한분들을 뉴욕노회원들이 기도해 드렸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원두막 같은 집에서 선교사님까지 모두 8명이 매트를 깔고, 슬리핑백을 덮고 거센 바람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등산이 힘들었는지 바람 소리, 코고는 소리에 아랑곳없이 모두 깊은 잠에 떨어졌습니다.
선교 둘째 날은 배를 타고 해변마을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조금이라도 사람이 살 형편이 되면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작년 11월과 12월 두 차례 폭풍으로 교회와 마을이 많이 훼손되었지만 열심히 교회를 중심으로 신앙으로 일어서서 지금은 많이 복구가 되었고, 신앙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습니다. 제가 설교를 하고 설교 후에 전날과 같이 노회원들이 참석한 모든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드렸습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보람되고 영적 기쁨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