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손을 잡고 이르시되

본문: 막 (Mark) 5:21~24: 35~43

제목: 손을 잡고 이르시되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코로나바이러스와의 격전지에서 부활절을 맞이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저를 아는 동료 목회자들과 선교사님들이 걱정하며 안부 카톡 메시지를 보내 오셨습니다. 어느 해 부활절보다 부활의 의미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2020년 부활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다시 살리신 이야기입니다.

 

  1. 인생의 위기는 예수님을 만날 기회입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 와서 그의 발아래 엎드려 간곡히 살려 달라고 애원합니다. 회당의 유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포로기 때에 성전에 갈 수 없으니 흩어진 곳에서 성전을 대신하여 예배를 드리고 신앙교육을 했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회당은 유대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곳이며, 회당장은 그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존경받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랑하는 딸의 죽을병이라는 인생의 위기 앞에서 예수님을 찾아 와서 엎드린 것입니다. “내 어린 딸”은 42절에는 12살이라고 나이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냥 딸이라고 해도 되는데 “어린”이라고 밝힌 단어 속에는 애절함이 들어 있습니다. 앞으로 살날이 많은데 12살만 살고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함께했던 사랑의 순간들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그를 더욱 애절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예수님은 우리의 도우심입니다. 위기는 예수님께 돌아 갈 기회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사회 격리를 시행하고 있는 때입니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온라인으로 예배드릴 수 있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합니다. 마치 가정이 회당의 의미를 회복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성전에 나오지는 못해도 가정에서 예배와 신앙의 의미를 이어간다는 것이 너무 감동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도 신앙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듣게 됩니다. 미국인의 55%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속히 물러가기를 기도하고 있고, 성경판매량이 현재는 평소의 3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 돌아오는 길이 사는 길입니다.

 

  1. 예수님은 부활이요 생명입니다.

회당장과 함께 그의 집으로 가시다가 예수님은 열두 해 동안 혈루증으로 고생하던 여인을 고치십니다. 그만큼 시간이 지체된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회당장 집에서 전갈이 옵니다. 딸이 죽었습니다. 회당장 가슴은 철컹했을 것입니다. 그 때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십니다. 회당장 집에 갔더니 사람들이 울며 심히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사람들은 그 말을 비웃었습니다. 비웃는 사람들을 다 내보내시고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그 부모와 함께 아이에게로 가셨습니다. 그 앞에서 모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제자들은 손을 앞으로 모으고 숨을 죽이고 그 현장을 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아이의 엄마는 너무 울어 지쳐서 의자에 앉아 흐느끼고 있었을 것입니다. 회당장은 슬퍼하는 아내 곁에서 떨리는 아내의 어깨를 감싸며 서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어떻게 하실까? 모두 궁금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죽은 아이의 손을 잡고 말씀하십니다. “달리다굼”(내게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었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이요 생명입니다(요 11:25, 26). 예수님께는 죽음을 제압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 15:55). 주님 앞에서 죽음은 사라졌습니다. 죽음이라는 최악의 상태가 부활이라는 최고의 축복으로 변화되었습니다.

 

  1. 내가 그 소녀다.

이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더욱 감동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 소녀라고 생각할 때입니다. 지금 내가 누워있습니다. 걱정 근심으로 누워있습니다. 삶의 고통으로 누워있습니다. 병으로 누워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손을 잡고 말씀하십니다.

“OOO야 일어나라.”

요즘 사회적 격리로 악수도 못합니다. 세상과 격리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영적으로 우리 손을 잡으시며 일어나라고 하십니다. 영적으로 일어나라. 새 생명으로 일어나라. 새 소망으로 일어나라. 이번 부활주일에 저에게 가장 강력한 은혜가 된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힘든 시간에도 우리가 주님 앞에 예배의 자리로 나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오늘도 우리 손잡으시고 일어나라고 말씀하시는 부활의 주님이 계시기 때문이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