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은혜

삼하(2Sam) 9: 1-8

제목: 은혜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받는 것입니다. 은혜에 대한 매우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다윗이 왕이 되어서 국가가 안정기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다윗왕은 친구 요나단과의 약속을 기억하며 사울의 집에 남은 자가 있는지 알아봅니다. 므비보셋이란 사람은 다섯 살 때 할아버지 사울왕과 아버지 요나단이 길보아 전투에서 사망했을 때 유모가 급히 안고 도망가다가 떨어뜨려서 다리를 못 쓰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삼하 4:4). 삼하 9:12에 보면 어린 아들이 있다고 했으니 적어도 15년 이상은 그렇게 숨어 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윗 왕이 그를 찾는다고 하니 아마 이제 그의 인생도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할아버지 사울왕은 다윗을 죽이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왕은 므비보셋에게 사울왕에 속했던 밭은 전부 돌려주고, 왕자들이 앉는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도록 했습니다. 재산을 돌려주었고, 명예를 회복해 주었습니다. 이런 다윗왕에게 므비보셋은 “죽은 개 같은 나를 돌아보시나이까” 하면서 은혜에 감격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몇 가지 교훈을 생각해 봅니다.

  1. 은총은 사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요나단을 보는 것입니다(1절).

다윗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은총(헤세드)을 베풀었습니다. 므비보셋을 보면 한 사람 안에 사울도 보이고 요나단도 보입니다. 그러나 은혜는 상처를 보지 않고 고마움을 봅니다(삼상 20:12-16). 부부 사이에도 상처도 있고 고마움과 은혜도 있습니다. 부모 자녀사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도 사이도 그렇습니다. 은혜는 상처보다 고마움을 보는 것입니다. 여기에 은혜로운 가정이 만들어지고 은혜로운 교회가 되는 비결이 있습니다.

 

  1. 은총은 하나님의 은총을 맛 본 사람이 베풀 수 있습니다(3절)

다윗은 목동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이제 왕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하나님께서 그와 영원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삼하 7:16-18). 그것은 다윗의 후손 중에 왕위가 끊이지 않는 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사람은 그 은총이 다른 사람에게 자연히 흘러넘치게 됩니다. 찾으시는 은혜, 회복시키시는 은혜가 므비보셋에게 베풀어집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십자가를 보면 죄인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보입니다. 잃었던 영생, 구원, 천국을 회복하게 하셨습니다. 잃었던 하나님의 자녀의 권세를 회복하게 하셨습니다(요 1:12). 이 은혜가 충만하면 이것이 흘러 넘쳐 이웃에게로 흘러가게 됩니다.

 

  1. 므비보셋은 이 은혜를 아는 자였습니다(삼하 19:24-30).

압살롬의 반역이 일어나서 다윗왕은 피난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사울의 종 시바가 나귀 두 마리에 각종 먹을 것을 잔뜩 실어서 다윗을 찾아 왔습니다. 어려울 때 도움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바는 다윗에게 그의 주인 된 므비보셋에 대해 이간질을 합니다(삼하 16:1-4). 다윗은 그것도 모르고 성급하게 므비보셋에게 준 밭을 모두 시바에게 준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다윗왕이 궁궐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므비보셋이 맞으러 갔을 때 그는 다윗왕이 돌아오기까지 발에 맵시를 내지 않았고, 수염을 깎지 않았으며, 옷을 빨지 않고 지냈습니다. 시바에게 밭을 빼앗긴 것을 서운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왕이 무사히 돌아 온 것을 기뻐했습니다. 다윗이 시바에게 속은 줄 알고 밭을 나누라고 했을 때 그는 시바가 다 갖게 하라고 하며 재산보다 은혜를 먼저 기억한 사람이었습니다. 15년 이상 피해의식 속에 숨어 살던 사람에게 어떻게 이런 풍성함과 여유가 있게 된 것일까요? 다윗이 베푼 은총을 맛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결론]

1선교회와 6선교회의 교제의 시간은 은혜가 흐르는 감동의 장이었습니다. 팬데믹 중에 6선교회가 1선교회 어른들을 찾아가서 정성껏 마련한 사랑의 선물을 전했습니다. 큰 감동이었습니다. 이제 리오픈이 되면서 1선교회가 이에 감사의 표현으로, 그리고 최근 6선교회에 새 가족이 많이 등록한 것을 격려하며 재정후원을 해서 마련한 장이었습니다. 은혜가 흐르는 곳에 신앙이 자라고, 은혜가 흐르는 곳에 교회가 튼튼히 세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은혜가 추수 감사의 달에 우리 가정마다, 교회 구석구석마다 흘러넘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