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촉촉한 내 영혼

가끔씩 한국에서 나오는 여성들을 위한 잡지를 보면 잡지 전반 부에 각종 선전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 가장 제 눈에 띄는 광고는 모델이나 여배우의 얼굴이 크게 클로즈업 되어서 깨끗하고 뽀얀 피부를 자랑하며 선전하는 화장품 광고입니다. 정말 티 없이 맑고 깨끗한 피부를 가진 저들이 마치 그 화장품을 바르면 그와 같이 깨끗한 피부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생각을 불어 넣어 줄 만큼 여성들의 마음과 눈을 끌어 당깁니다. 어쩜 저렇게 기미 하나 없는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질 수 있을까?

과연 저들은 어떻게 관리를 해 주기에 저렇게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는 것일까 하며 제가 속으로 궁금증을 가집니다.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선전을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성이라면 한번 쯤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테크닉이 너무 발달해 땀구멍까지 자세하게 나오는 최 정밀 고도의 기술로 담겨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피부가 숨을 쉬는 것처럼 느껴지죠. 손끝으로 피부의 결을 만져보듯이 촉촉한 피부의 느낌을 우리는 사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번은 제가 너무 깨끗하고 촉촉해 보이는 피부를 가진 여배우 광고 사진을 한참동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애기피부같이 뽀얗고 하얀 정결한 피부에 넋이 나간 사람처럼 제가 한참을 쳐다보니까 옆에 계신 분이 웃으며 물었지요. “뭘 그렇게 뚫어져라 들여다봐요?” 그 분의 갑작스런 질문에 저는 광고 사진을 가리키며 “이 피부 좀 보세요. 어쩜 이렇게 촉촉하고 티 하나 없는 피부를 가질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이 뭘까 생각 하는 중 이었어요.” 저의 천진한 감탄에 그 분은 “사모님, 이것은 사진 이예요. 다 화장으로 감춘 거지, 진짜 이런 피부가 어디 있어요? ” “ 그런데 이 사진을 보면 정말 탱탱하고 보드랍고 진짜 같아 보여요.”

“그거야 젊어서 그렇죠. 우리 나이 되 봐. 별 수 없지. 암만 찍어 발라도 건조해지고 주름만 자글자글 늘어만 간다구. 아, 참 그런데 물을 많이 마시래요. 생수를 많이 마셔주면 피부도 탄력이 생기고 좋다고 하던데, 사모님도 물을 많이 마시세요. 예쁜 피부 가지시려면.”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 분의 말씀에 또 한 번 물이 얼마나 귀한 역할을 우리 몸에서 하고 있는지 다시금 물의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물이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고 혈액의 90%를 구성하는 물은 우리 몸에서 탈수가 일어나면 즉시 생명과 연결됩니다. 이처럼 생명과 직결되어있는 물은 마치 우리 영혼에 있어서 성경말씀과 같은 것입니다. 물이 육신에 소중한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은 내 영적 성장에 필수적인 것이지요. 마치 피부가 탄탄해지려면 수분이 있어야 하듯이 내 영혼이 촉촉해서 부드럽고 깨끗하고 정결하려면 늘 말씀으로 영혼을 영양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교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영혼은 메마르고 쇠약해지며 갈증을 느끼게 될 뿐 아니라 서서히 영혼이 죽어가죠.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 혹은 사막을 생각해 보세요. 물 한 방울이 얼마나 귀합니까? 그런 현상이 우리 영적 상태에서 일어난다면 우리는 매우 핍절해지며 우리 뼈들이 점점 더 말라 버리고 드디어는 사망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중학교 때 이민을 온 어느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교회를 나오게 되었지요. 교회에 오니 또래 아이들도 많고 학교 친구들도 여러 명이라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가는 수련회도 참석하고 주말에 모이는 학생회 모임에도 꼬박꼬박 참석하면서 믿음을 키워나갔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학생회 임원도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교회에 와서 예배도 드리고 모임에도 적극적이었던 이 여학생은 어느 날 기도 모임에서 열심히 기도하다가 방언도 받았습니다. 늘 얼굴이 환하고 밝았어요. 복덩어리 같은 여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에 가게 되어 집을 떠나 학교 기숙사에서 살게 되었는데 학교 주변에 한인교회도 없고 또 있다 해도 너무 멀어서 주일마다 예배를 드릴수가 없었습니다. 차츰 말씀이 멀어지고 신앙생활이 게을러지면서 교회에도 잘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기도도 열심히 하고 성경도 읽고 말씀을 늘 외우며 새벽기도도 나오던 여학생이었는데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주말마다 놀러 다니며 온갖 세상 재미에 푸욱 빠져서 교회와는 담을 쌓은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신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옛날 촉촉하고 신선하며 푸르렀던 영혼은 다 어디가고 없고 흉한 모습의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학창시절 신앙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걱정을 합니다. 언제 저 친구가 자기 자리로 돌아오나 하면서요. 수분이 없는 바싹 메마른 영혼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낡고 금이 많이 간 그릇처럼 말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여학생이었습니다. 촉촉한 피부가 아닌 쭈굴쭈굴하고 습기가 없는 마른 껍질 같은 피부처럼 그 영혼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파오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우리는 물가에 심은 나무들처럼 푸른 잎사귀를 내고,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피부처럼 우리 영혼을 언제나 말씀으로 촉촉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 물을 마시듯 하나님의 음성을 정기적으로 들어서 우리 영혼을 늘 촉촉하게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되겠습니다. 촉촉한 내 영혼으로 말미암아 늘 기쁨이 넘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