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보상 하시는 하나님 (1/3/2016)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우리 부부는 이태리 밀라노에 다녀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잡혀있었던 그곳 한인교회 집회를 위해 가게 된 것입니다. 보통 이태리에 있는 교회들을 방문하게 되면 성가대가 정말 좋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유학생들이 많아서 성가대 소리가 다르지요. 음악학교가 있는 유럽의 교회들은 대부분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성가대가 많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독일 뮌헨에 있는 한인교회를 처음 방문해서 예배를 드리는데 그곳 성가대의 찬양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그렇게 소리가 좋은 성가대를 들어 본 적이 없었거든요. 30명 정도 되는 성가대가 그 수의 배가 넘는 소리를 내고 소리 자체가 너무 프로페셔날 해서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뮌헨대학에서 혹은 근처 음악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혹은 음대를 졸업한 사람들 그리고 그곳 국립합창단원으로 일하는 분들로 구성된 성가대였습니다. 그때 처음 교회 성가대도 웬만한 국립합창단 이상으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었지요.

 

이번 밀라노 한인교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로마에 음대생들이 많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만 밀라노는 패션산업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음대생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그곳에 가기 전까지 저는 잘 몰랐었습니다. 막상 밀라노 교회에 와 보니 의외로 성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많고 콩쿨 입상자들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요. 밀라노 한인교회는 1980년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밀라노에 성악인들과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창립된 교회였습니다. 오페라의 본고장으로 스칼라 극장과 국립음악원 및 다양한 음악학교들이 있어서 성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유학을 오는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전반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밀라노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집사님들을 통해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밀라노 한인교회는 자체 성전이 있는 역사가 오래 된 교회였습니다. 천정이 높고 시원한 넓은 예배실이 지어지기까지 그곳 성가대원들이 수고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전모금을 위해 성가대가 CD를 제작하고 그 CD를 판매하여 그 수익을 건축헌금으로 드린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성가대가 자신들의 특성을 살려 성가공연을 계획해 여름방학동안 성가대원들이 한국에 돌아가 전국을 순회하며 연주하고 그 모금된 금액이 성전 건축을 위해서 드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귀한 이야기였습니다. 있는 그 자리에서 녹음을 하고 CD를 만드는 일도 큰일인데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가대원들이 연습을 하고 몸과 마음을 모아 한국에까지 가서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닌 여름방학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시는 집사님이 공연 뒤에 숨겨진 귀한 뒷이야기가 있다며 말씀을 더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 중요한 솔로 파트를 맡았던 여자 성가대원 세 사람이 한국 일정을 앞두고 모두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휘자가 고민을 하다가 세 여자 성가대원들에게 임신한 상태를 배려하여 순회에서 빠져도 된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 분이 빠지면 좀 영향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한 생명을 모두 잉태한 상태라 같이 가자고 말하기가 매우 힘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세 사람 모두 미안하면서도 배려에 감사하다고 하더니 며칠 후에 기도하고 와서는 자기들이 모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휘자는 너무 기쁘고 감사했지만 염려가 되고 부담도 있었다고 해요. 하여간에 믿음으로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성전을 건축하는데 일조하기를 원해서 세 사람 모두 함께 그 더운 한 여름동안 순회공연을 마쳤는데 늘 염려와 부담이 되었던 임신이 세 사람 모두 다 무리한 공연으로 인해 유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의 유산은 성가대원 전체에게 실망과 안타까움, 그리고 미안함과 그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순회공연 후에 참으로 힘들게 시간들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정말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며 뜻과 마음을 모아 성전 건축 헌금을 위해 일한 사람들 모두에게 길을 열어 주셔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할 때에 교수로 임용되기도 하고 모두 앞길을 열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 여자 대원들 모두 아이를 둘 씩 낳고 자리를 잡아 지금 너무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우리 하나님께서 그 중심을 보시고 보상을 하셨다는 말씀을 하셨지요. 참으로 주를 위한 헌신은 하나님께서 꼭 기억하시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가장 좋은 시기에 그 헌신의 열매를 거두게 하시는 것을 체험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얼마나 상심했겠습니까? 하나님을 위해 이렇게 힘들게 일했는데 돌아오는 것이 모두 유산이라는, 생명을 잃은 슬픔을 겪게 되어서 모두에게 아픔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아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어려운 시간들을 잘 이겨낸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예비한 것으로 모두 보상을 받게 하셨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으로 값진 귀한 간증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헌신한 사람들의 수고로 세워진 밀라노 교회는 진실로 귀한 믿음을 전승해 주는 교회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직도 주님께 헌신함으로 주일을 지키기 위해 콩쿨 순서를 1번으로 해달라는 학생이 있는 교회, 콩쿨 결과도 보지 않고 주일 예배를 위해 돌아오다가 입상한 소식을 듣는 학생이 있는 교회, 이렇게 믿음으로 살려는 사람들이 계속 모이고 공부를 마친 후에 조국으로 돌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을 배출하는 밀라노 한인교회는 믿음의 용장들을 앞으로도 계속 길러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