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되찾는 기쁨 (5/1/2016)

지난번 필리핀 선교 때 일입니다. 이번 단기선교는 저희 부부와 아들이 함께 가는 선교라서 매우 감사하면서 오랫동안 함께 준비를 해왔습니다. 3년 전 처음 필리핀 선교를 갔을 때 날씨가 거의 매일 100도 내외로 매우 무덥고 습기 찬 날씨 덕분에 체감온도는 100도가 훨씬 넘는, 정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서 사람을 지치게 하는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선교에 간 학생들이 밤새 에어콘을 켜고 자다가 감기에 걸린 학생이 있었고, 그 학생과 함께 방을 쓰던 룸메이트들이 물병의 물을 서로 나누어 마시다가 함께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되어 열이 나고 설사를 하는 어려움을 겪었었지요. 그중에 제 아들도 있어서 계속 탈레놀과 해열제 약을 먹고 사역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본인은 아파서 힘들었지만 함께 한 다른 선교팀원들은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어서 안타까와 했었습니다. 그런 아팠던 경험이 있어서 아들아이가 이번에 선교를 가기 전에 아프지 않도록 매우 신경 쓰고 준비를 했었나 봅니다.

 

필리핀까지는 두 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고 가야하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뉴욕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마닐라로, 그리고 우리가 사역하는 곳이 민다나오 섬이기 때문에 다바오까지 가는 국내선 필리핀 에어라인으로 갈아타야 했지요. 마닐라까지는 아시아나 비행기로 갔지만 그곳에서는 필리핀 에어라인으로 갈아 타야해서 가방을 찾아야 했습니다. Baggage Claim 을 하는 곳에서 모든 짐들이 다 나올 때까지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 가방들은 모두 다 나왔지만 아들아이의 가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제 가방이 늦게 나와서 얼마나 속으로 마음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혹시 제 가방이 없어진 것은 아닌가 하며 속으로 기도를 하며 가방이 나오기를 기다렸었지요. 거의 끝으로 제 가방은 나왔는데 제 아들의 가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설마, 설마 하며 혹시나 하면서 끝까지 기다리고 다시 찾아보라고 공항직원에게 부탁도 하면서 제발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간혹 실수로 자기 가방인 줄 알고 들고 가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게 해달라고 하면서 속으로 계속 기도를 하고 있었지요. 가방이 안보이자 아들의 얼굴이 점점 이그러지기 시작했고 옷 하나 없이 선교사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혀서인지 하얗게 얼굴이 질려있었습니다. 어떻게 선교지 일정을 지내야하나 걱정과 두려움이 몰려왔나 봅니다. 하여간에 가방이 비행기에 실리지 않은 것 같다는 짐작을 하고 오피스에 luggage claim서류를 작성하여 가방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가방이 마닐라에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Baggage Claim에 와 처음 가방이 나오면서부터 계속 지켜봤는데 아들의 가방이 나온 것을 보지 못했으니까 아마도 인천에서 가방이 마닐라행 비행기에 실리지 않은 것 같다고 오히려 다른 사람이 가져간 것 보다 더 안전하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며 위로를 했지요. 같이 간 집사님도 아들아이와 함께 오피스에도 같이 가주고 가방을 찾도록 인천에 전화도 해주며 다바오에 도착하여서도 선교사님과 함께 공항에 전화연락을 취하여 잃어버린 가방을 찾는데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어찌되었던 선교지에 도착하여 가방이 없는 고로 당장 입어야 할 속옷과 겉옷을 사서 입었습니다. 그리고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한 모든 선교팀원들이 가방을 찾도록 함께 기도 해주고 도와주고 배려해 주니 아들의 어둡던 얼굴이 밝아졌고 걱정이 없는 모습으로 사역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엄마인 저도 안심이 되었고 좀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에 감사했지요. 선교지에서 삼 일째 되던 날에 인천 공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가방을 찾아서 마닐라로 보냈다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마닐라에 다음날 도착하면 그곳에서 다바오 공항으로 보내게 되고 그러면 무사히 찾게 된다는 전화연락이 왔습니다. 며칠 동안 불편해도 사역에 집중하느라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막상 전화를 받으니 얼마나 기뻐하는지 아들아이가 환성을 지르고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이제는 자기 옷을 입을 수 있고 자기 물건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쁨에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려 있었습니다.

 

아들이 잃어버린 가방을 다시 찾게 되어 좋아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속에 하나님께서도 당신의 잃어버린 영혼들을 다시 찾으실 때 얼마나 기뻐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잃어버린 동전 하나를 찾기 위해 온 방에 불을 밝혀서 잃어버린 동전을 찾는 것과 같이 하나님께서도 우리들에게 잃어버린 영혼들을 되찾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십니다. 우리들의 선교사역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사람들이 생겨날 때 우리들도 먼 이곳에까지 와서 사역을 하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에 있었던 이 일은 잠시 아들의 가방을 잃어버림으로 말미암아 우리 모두에게 다시 찾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경험하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아들은 아프지 않도록 만 기도하고 가방은 전혀 생각을 못했었는데 막상 엉뚱한 곳에서 일이 생겨서 당황했었다면서 이번 일로 인해 작은 것 하나까지 하나님께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는 경험을 하게 되어 더욱 더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었다고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잠시 어려움은 겪었지만 그 어려움과 불편을 통해 더 귀한 레슨을 얻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잃어버린 가방을 되찾은 기쁨을 누리며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게 된 아들은 작은 일까지도 앞으로는 모두 하나님께 기도해야겠다고 했지요. 그리고 대학 캠퍼스에서 생활할 때도 그런 정신 상태로 살겠다고 말하는 아들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매우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