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깨달음의 감사

깨달음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큰 선물입니다. 깨달음은 곧 성장을 의미합니다. 깨닫기 전에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하고, 미숙한 말과 행동을 합니다. 그러면서 왜 잘 못 되었는지를 모릅니다. 성장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쳐 하나 둘씩 다듬어 집니다. 그러는 동안에 미숙함으로 이웃에게 고통을 주고, 함께 사는 공동체를 힘들게도 합니다. 깨닫고 나면 그런 행동이 부끄러워지고 후회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의 사람됨의 과정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모두 고통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지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무력함에 빠지면 환경이 주는 공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두 가지 깨달음이 도움이 됩니다. 신앙은 자기보다 좋은 사람을 바라보고, 생활은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이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에게도 큰 격려가 됩니다. 그리고 형편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감사를 찾게되고 도와줄 마음을 얻게되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박인호 선교사님의 선교편지를 받았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작년 8월부터 ‘뎅기모기’가 창궐하여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고, 작년 말부터 금년 초까지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강한 ‘지진’으로 많은 건물이 붕괴되고 사상자가 생기는 심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년 초에는 치사율이 100% 라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휩쓸고 지나감으로 많은 주민들이 긴장과 한숨 속에 있었는데, 마침내 ‘COVID-19’으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민다나오 섬의 다바오 지역도 문을 굳게 닫아 버렸습니다. 저녁 9시부터 시작되는 야간 통행금지와 더불어 모든 주류 판매도 금지되고, 식품이나 약품과 관련된 업종만이 영업을 할 뿐 거의 모 든 소매점은 문을 닫았습니다. 학교와 교회는 물론이고, 장례식마저도 직계 가족만 참여할 수 있을 정 도로 모든 모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가족 수에 상관없이 각 집마다 1장의 FM 패스 (Food & Medi- cine Pass)를 발급하여, 그 패스를 소지한 자만이 집 밖에 나와 식품과 약품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주민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있고, 시간마다 보건소 차량이 동네를 돌면서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 머물러 있으라는 방송을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불안을 가중시키는 어두운 소식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일터를 잃은 사람들이 생활고 로 인하여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 외국인을 주요 대상으로 강도와 절도를 한다고 하고, 또한 이웃 마을 에 매일 밤도적들이 출몰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생필품은 이미 소량으로 제한 판매를 하고 있고, 이곳의 주식인 쌀은 벌써부터 구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제 도시 봉쇄를 시작한지 열흘이 조금 넘었는데, 벌써부터 지친 모습이 역력합니다.”

 

겸손히 감사의 조건들을 헤아려 봅시다. 그리고 어려움을 당한 이웃과 선교지를 위한 기도와 사랑의 손길을 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