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교회 현관문을 나와 파킹장으로 걸어가면서 ‘이게 바로 가을이야!’ 라는 계절의 느낌에 함빡 젖어 들었습니다. 여름만 있는 곳도 있는데, 또는 겨울만 있는 곳도 있는데 이렇게 가을을 느낄 수 있다니 참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가을이 좋은 것은 가을 날씨의 상쾌함도 있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가을은 성도들의 성미로 살아가던 우리 가족이 처음 햅쌀이라는 것을 먹는 계절입니다. 정부미에 잡곡을 섞어 먹다가 가을에 처음 햅쌀밥을 먹으면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가을은 땅콩 농사를 하고 추수하는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그 땅콩으로 기름도 짜고, 땅콩죽도 끓여 먹고, 구워 먹기도 하고 삶아 먹기도 하면서 겨울을 지냈습니다. 지금도 햇 땅콩이 나오면 사서 삶아 먹습니다. 처음 결혼해서는 아내가 삶은 땅콩을 못 먹더니 이제는 맛을 제법 붙인 모양입니다.
결국 가을이 좋은 것은 열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주일 설교를 하면서 심는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결국 심어야 거둔다는 너무도 평범한 이치였습니다. 그리고 심은 종자대로 거둔다는 원리였고, 종자보다 수확이 많다는 자연 법칙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사는 사회가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국 인간의 욕심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심지 않고 거두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심은 대로 거두지 않고 심은 것과 다른 것을 거두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악을 심고 선을 거두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또, 종자보다 수확이 많은데 악은 많이 심고 적게 거두려하고, 선은 적게 심고 많이 거두려한다는 것입니다.
시인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를 좋아합니다. 가을에 홀로 있는 고독의 시간을 통해 절대자이신 하나님을 만나 자신을 성찰해 본다는 내용입니다. 아주 소박한 언어로 한 분 하나님만 사랑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원리를 따라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맺도록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