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는 지금까지 살아 왔던 일상과는 달리 비상체제의 삶을 살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 안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변함없이 흐른다는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그 은혜를 붙잡고 왔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시대에 오랫동안 기도해 왔던 새 건물을 인수하게 하셨습니다. 상상을 초월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올 해는 직분자 선출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서 오늘 공동의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직분자 선출이 있을 때마다 많이 긴장을 하게 됩니다. 기대했다가 선출이 되면 다행이지만 안 되면 낙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코로나로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열리는 공동의회라 걱정의 강도는 몇 배로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염려를 주께 맡기라고 하셨기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임직자 선출을 위해 매일 밤 온 성도들이 함께 9.11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목양칼럼을 통해 이번 공동의회에 임하는 가이드라인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나님의 영광과 교회의 유익과 성도들의 믿음의 도움을 위해 몇 가지 내용을 실었습니다.
- 투표용지는 사실상 교적부입니다.
후보 추천을 따로 하지 않고 오픈해서 직분자를 선출할 때는 무기명 투표로 대상자의 이름을 씁니다. 이럴 경우에 성도들이 후보 이름을 일일이 기억해서 쓰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거기다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정확하게 쓰지 않아 무효표가 될 가능성도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생활지침서에 나오는 임직자 내규에 따라 본 교회 등록된 모든 분의 사진과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 이번 선거는 떨어지는 사람이 없고 뽑히는 사람만 있습니다.
과거 몇 년 사이에 해 왔던 방법인 당회 추천 방식과 차이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후보 추천이 따로 없기에 뽑히는 사람만 있고 떨어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 선출된 사람은 교회를 위해 십자가를 지는 사람입니다.
십자가는 내가 죽는 자리입니다. 선출된 것은 명예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예일교회를 위해 자기 몸에 채우는 일입니다(골1:24). 교회는 세상과 구별된 신앙 공동체입니다.
- 직분자 선거는 하나님의 뜻에 겸손히 순종하는 훈련입니다.
뽑힌 사람은 십자가를 지고 순종하며 섬길 것이고, 이번에 뽑히지 않은 사람은 겸손히 충성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순종의 훈련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 선거 후에 말조심은 마귀로 틈타지 않게 하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내가 한 업적을 생각하면 마귀가 찾아오고, 주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성령이 역사하십니다.
예전에 보면 위로한다고 한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순종해야 할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처럼 “사나 죽으나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기를 원합니다.”고 고백하는 성숙된 선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끝까지 충성하는 멋진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동의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