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위로

2023년이 저물어 갑니다. 오늘은 송년주일이면서 이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 한 해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건강의 문제, 경기 침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등 많은 일들이 금년에도 있었습니다.
성경에서 한 장에 ‘위로’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 고린도후서 1장입니다. 위로는 모든 것이
평탄한 가운데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고난이 있었기에 위로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린도후서
1장 1-11절 사이에 ‘환란’이나 ‘고난’이란 말이 8번 나오고, ‘위로’라는 말이 10번 나옵니다. 환란만
있다면 살기가 너무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환란이 넘치면 위로도 그만큼 넘치게 부어
주시기에 살 소망이 생깁니다.
지난 주에는 어느 성도님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지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지만 몇 주 전부터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병원에서는 가실 준비를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갑작스런
소식에 슬픔을 가누지 못하셨습니다. 결국 성탄절인 12월 25일에 하나님이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유족들에게는 많은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물론 꽃은 시들고 풀은 마르지만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는 가장 확실한 위로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육신을 입고 있는 우리에게는 인간적인 위로도
필요합니다. 예수님도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리실 것을 이미 아시면서도 그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만큼 상실의 아픔을 큰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둔 두 따님에게 가장 큰 위로는 유치부와 목장인 것을 보았습니다. 목장에서는 아버님이
건강을 위해 기도 제목으로 나누셨던 것 같습니다. 목장 식구들이 함께 울어주며 안아주고 위로하는
모습이 마음에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유치부 교사들도 하관예배까지 함께 하며 아직 뭔가 뭔지 모르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슬픔에 잠긴 젊은 엄마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CCM에서도 바쁜 일과 중에도 함께 참여하며 위로와 소망을 나누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너무 감사한 사랑의 공동체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위로는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받은 위로로 고난 중에 있는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그 가치가 더욱 클 것입니다. 위로는 고난 받아 본 사람이 할 때 더 큰 힘이 됩니다. 유족들에게 사랑과
소망을 함께 나누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유족들은 받은 위로와 사랑으로 또 다른 어려움에
있는 사람을 돕는다면 지금의 슬픔은 더욱 갚진 것으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금년 한 해를 살아오면서 무엇을 잃었고, 또 무엇을 얻었습니까? 많은 것을 잃어 살 소망이 끊어질
정도로 힘들었습니까? 그러나 죽은 자도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한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새해도
희망가운데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