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예일  장로교회 | Yale Korean Presbyterian Church of New York

창문에 비친 얼굴

본문: 눅(Luke)23:32-43

제목: 창문에 비친 얼굴

미국 남서부를 중심으로 다시 미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루 확진자 수가 7만을 넘는 새로운 기록을 지난주에는 세웠습니다. 지금은 많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뉴욕도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조심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젊은이들을 우울하게 합니다. 비대면 수업을 하는 유학생들의 귀국 명령은 그들을 당황하게 합니다. 미국 대기업의 파산신청은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이민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온라인 문제로 예배의 지장이 초래될 때 우리의 마음은 통증을 느낍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입니까? 무엇을 해야 합니까?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합니까?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로를 따라 세워진 가정집 담장에 쓰인 “예수님이 구원하신다”(Jesus saves!) 라는 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조롱조의 말이 낙서처럼 쓰여졌다는 느낌에 처음엔 왠지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동안 계속 지워지지 않고 쓰여 있어서 혹시 집 주인이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집 주인이 썼던 누가 썼던 간에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창문 밖으로 쓰인 변치 않는 진리인 그 메시지를 보라는 의도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본문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의 장면입니다. 두 강도가 예수님의 좌, 우편에 달렸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조롱했습니다. 그리스도이면 자신을 구원해 보라는 조롱이었습니다. 한 편 강도도 그렇게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 강도는 그를 꾸짖습니다. 자신들은 죄를 지어 이렇게 매어 달렸지만 예수님에게는 옳지 않음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십자가에서 피 흘리며 힘없이 매어 달려 계시는 예수님을 향하여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눅 23:42).

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짧은 말이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너무나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이 대화에서 몇 가지 중요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첫째, 예수님은 기억해 달라고 하는 사람을 기억해 주십니다. 그가 메시야인줄 알고 구원해 달라고 하는 사람을 구원해 주십니다. 비록 피 흘리고 계시지만 그가 메시야입니다. 그가 피를 흘리신 것은 주홍같이 붉은 우리 죄를 눈같이 희게 씻어 주시기 위함이며, 진홍같이 붉은 우리 죄를 양털같이 희게 해 주시기 위함입니다(사 1:18; 53:5).

둘째, 예수님은 죄인을 찾아 오셨습니다. 탄생하신 장소도 말구유였습니다. 공생애도 죄인, 병든 자, 버림받고 소외된 사람 가운데서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죽으실 때도 두 강도 사이에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주님은 지금 코로나로 고통 중에 있는 우리를 찾아 오셔서 그를 기억해 달라고 하는 자를 기억해 주실 것입니다. 구원해 달라고 부르짖는 자를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을 보십시오. 세상에서 시달릴 때 눈을 들어 주님을 바라보세요. 어는 유년주일학교 학생이 봄 햇살 교회 창문 속에 보인 예수님의 얼굴을 평생 그리워하듯이 주님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기억해 달라고 부탁드려 보세요.

 

우리는 이번 세계 유행병을 통해 그 동안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다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질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강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빈손으로 무엇을 붙들 것입니까? 우리가 붙잡을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입니다. 그는 사망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지금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고 다스리고 계십니다. 잡으려고 해도 붙잡을 수 없는 세상 것들을 보며 실망하기보다 부르면 응답하시는 주님을 바라보세요. 손 내밀면 잡아 주시는 그 분의 이름을 부르세요. 펜데믹현상으로 온 세계가 고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땅 끝까지 전할 소식은 “예수님이 구원하신다”(Jesus saves!) 입니다.